2009년 12월 27일 일요일

논문 쓰기 위한 10가지 규칙

 

저번에 대학원에서 과학을 전공하는 학생을 위한 조언이라는 내용을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여기) 그 중 하나가 논문을 많이 쓰라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논문 쓰는 10 가지 규칙 (Ten Simple Rules for Getting Published)에 대한 에세이를 소개합니다. 이를 쓰신 분은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고의 교수인 Philip E. Bourne라는 분으로 오픈 저널인 PLoS: computational biology의 에디터입니다. (2009년 벤자민 프랭클린상 수상) 이 에세이 또한 PLoS: computational biology에 실려 있습니다. (원문은 여기) 이 기사는 계산 생물학의 국제 학회 소속 student council의 요청으로 2005년 학회에서 (주로 처음 논문을 쓰는) 생물 학도를 위해 논문 쓰는 방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글입니다. 전공 분야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적으로는 모든 과학 논문 작성에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되어 여기 소개합니다. (파란색 부분은 에세이에 있는 말이고 밑의 설명은 제 생각입니다.)

 

Rule 1: Read many papers, and learn from both the good and the bad work of others. (논문을 많이 읽어라. 좋은 논문, 나쁜 논문 모두 배울점이 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논문을 많이 읽는 것입니다. 좋은 논문은 물론 반드시 읽어야할 가치가 있고 나쁜 논문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합니다. 따라서 나쁜 논문도 조금은 읽어야 합니다. 여기서는 하루에 최소한 두 개의 논문을 읽으라고 권합니다. 물론 논문을 아주 자세히 분석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시간이지만 논리의 흐름, 논문의 질, 형식 등은 따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논문을 비판적으로 읽어야 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데이터 분석이나 실험 장치에만 매달리지 말고 자기가 하는 연구를 큰 틀에서 가끔은 생각하는 게 필요하죠.

 

Rule 2: The more objective you can be about your work, the better that work will ultimately become. (자신의 연구를 객관적으로 바라볼수록 더 좋은 연구가 가능하다.)

자신의 연구에 객관적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때로는 반대파의 시각으로 자신의 일을 보는 게 필요하죠. 논문을 쓰면서 자신이 이 논문의 리뷰어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Rule 3: Good editors and reviewers will be objective about your work. (좋은 에디터와 리뷰어는 너의 연구를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논문을 저널에 submit하기 전에 충분히 검토를 하고 보완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리뷰어의 임무는 논문 비판이 아니라 논문의 질을 올리는 것입니다. (물론 예외적으로 아주 심술궂은 리뷰어도 있습니다.) 하지만 틀린 논문에는 그런 임무를 하지 않는다는 필자의 말에는 동의합니다.

 

Rule 4: If you do not write well in the English language, take lessons early; it will be invaluable later. (영어에 자신이 없다면 빨리 배워라. 어차피 필요한 일이다.)

요즘 대부분의 저널은 영어를 공용어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영어로 논문 쓰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무조건적인 영어 만능주의에는 반대하지만 전문 학술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영어는 필수입니다. 처음 논문 쓰는 (특히 비영어권) 사람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바로 영어에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고급 단어, 고급 문장을 이용해 논문을 고급 영어로 쓰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과학논문은 소설이나 시가 아닙니다. 현란한 단어나 고급 문법보다는 직설적이고 논리적인 글이 훨씬 보기 좋습니다. 내가 쓴 논문을 읽는 사람  중에는 비영어권 사람이 더 많을 수 있습니다. 멋있는 말보다는 문법에 충실하게 명확하게 자신의 연구 결과를 설명하는 게 필요합니다.

 

Rule 5: Learn to live with rejection. (리젝트 당하는 것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논문을 리젝트 당하면 물론 기분 나쁩니다. 하지만 실패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죠. 다른 일상사와 마차가지로 연구에서도 그렇습니다. 사실 저자의 말대로 과학을 하는 것은 리젝트 받는 것의 연속일 수도 있습니다. (논문에서도 그리고 직장 찾는 것에서도) 논문의 리뷰어의 수는 저널에 따라 다릅니다. 리뷰어가 여러 명일 경우 어느 리뷰어는 추천을 어느 리뷰어는 리젝트를 놓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라도 리뷰어와 싸움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논문을 처음 쓰는 경우에는 그래서 경험 많은 이와 함께 쓰는 게 좋습니다. 연구 주제, 방법, 논문 쓰는 법뿐 아니라 리뷰어에 답장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으니까.

 

Rule 6: The ingredients of good science are obvious—novelty of research topic, comprehensive coverage of the relevant literature, good data, good analysis including strong statistical support, and a thought-provoking discussion. The ingredients of good science reporting are obvious—good organization, the appropriate use of tables and figures, the right length, writing to the intended audience—do not ignore the obvious. (좋은 과학의 요소는 명백하다. 연구 주제의 새로움, 관련 논문에 대한 충분한 이해, 좋은 데이터, 통계적으로 충분히 좋은 분석, 철저한 토의 등이다. 좋은 과학 논문의 요소 또한 명백하다. 적절한 구조 배치, 적절한 표와 그림 활용, 알맞는 길이, 독자층을 의식한 글쓰기 등. 명백한 것들을 무시하지 마라.)

이 저자는 논문의 객관성을 자주 강조합니다. 좋은 연구를 하는 것과 좋은 논문을 쓰는 것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면서도 조금은 다르죠. 따라서 논문을 쓰고 저널에 보내기 전에 주위의 동료들에게 보여주고 의견을 구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Rule 7: Start writing the paper the day you have the idea of what questions to pursue. (연구 주제가 떠오르면 그 날부터 논문을 쓰기 시작하라.)

학위 논문과 학술지 논문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학술지 논문은 대개 간결하면서 요점을 잘 드러내도록 써야 합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즉시 논문을 쓰기 시작하라는 말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논문의 형태로 노트를 만들라는 것과 같습니다. 그냥 아이디어를 갈겨쓴 노트가 아니라 나름 정리되고 논리적인 (물론 나중에 엄청난 수정을 거치겠지만) 논문 형식으로 노트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참고문헌 정리도 그 때 그 때 해놓으면 편리하죠. 참고문헌으로 인용할 논문은 반드시 한번은 읽어 보십시오.

 

Rule 8: Become a reviewer early in your career. (논문 심사 경험을 빨리 갖도록 하라.)

리뷰어가 되서 다른 저자의 논문을 심사하는 것은 좋은 경험입니다. 따라서 빨리 리뷰어의 경험을 갖게 되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대학원생에게 논문 리뷰를 맡길 저널은 없습니다. 그래서 지도교수를 이용하는 겁니다. 지도교수에게 부탁하여 심사 의뢰가 들어온 논문을 혼자 심사해 봅니다. 그리고 지도교수의 심사문과 비교해 봅니다. 그러면 자신이 무엇을 간과하고 부족했는지를 알 수 있죠. 우리나라에서는 학생이 지도교수에게 부탁하는 게 어떨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학생을 생각한다면 지도교수로써 이 정도는 고려해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최소한 박사과정 학생 정도는 되어야 심사할 수 있겠죠?)

 

Rule 9: Decide early on where to try to publish your paper. (논문을 어느 저널에 보낼 것인지 빨리 결정하라.)

보통은 논문을 쓰기 전에 제출할 저널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저널에 따라 형식이 다르고 또 길이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므로 나중에 수고를 덜기 위해 처음부터 최소한 정식 논문인지 레터 형식으로 할 것인지 정도는 생각을 하는 게 좋습니다. 또 이 정도의 논문은 이런 저널에 내면 알맞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미 논문의 질과 저널의 수준을 파악하고 있는 셈이죠. 저널을 선택할 때는 또 주 독자층의 전공 분야를 알아야겠죠.

Rule 10: Quality is everything. (논문의 질이 가장 중요하다.)

이건 당연한 말입니다. 논문의 수도 중요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몇 편의 논문을 쓰는 게 훨씬 임팩트가 강합니다. 누구든지 자신의 논문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읽히고 인용되기를 바랍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논문은 이력서의 칸을 채우는 데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학계에 알려지는 데는 별 효과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큰 것 하나만 노리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작은 것을 꾸준히 만들 때 큰 것도 나오겠죠.

 

 

<Philip E. Bourne>


2009년 12월 20일 일요일

자기 단극 (magnetic monopole)의 발견?

 

연합뉴스에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는데 2009년 올해 과학성과 상위 10개 부분을 사이언스를 인용해 발표했습니다. (원문은 여기) 그 중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 부분입니다.

 

▲ 자기의 단극(單極) 발견: 현대 전자기학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있지만 100여 년 전부터 그 존재가 예견됐던 자기의 단극(monopole)이 마침내 영국 학자들에 의해 발견됐다

 

자기 단극 혹은 홑극으로 불리는 magnetic monopole에 대한 연구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중요한 연구 과제이기도 합니다. 이를 찾기 위한 실험이 계속되어 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제가 미욱한 탓인지 올해 그것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는데요. 만약 magnetic monopole이 발견되었다면 과학사를 뒤흔드는 큰 사건인데 주위에서 그에 대한 뉴스를 접하지 못했다는 게 이상하더군요. 연합뉴스의 출처가 사이언스 잡지이니까 그곳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12월 18일자로 2009년의 큰 발견이라는 타이틀로 기사가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기사를 공짜로 볼 수 없어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언론 매체에 나와 있을까 싶어 찾아보았습니다. BBC 에 나와 있습니다. (여기) BBC의 기사 중 자기 단극에 관한 기사를 인용하면 이렇습니다.

 

  • Magnetic monopoly: Physicists working with strange crystalline materials called spin ices created magnetic ripples that behaved like "magnetic monopoles" - fundamental particles with only one magnetic pole.

 

연합뉴스의 기사와는 다르죠. 자기 단극처럼 "행동하는" 웨이브를 발견했다는 이야기 입니다. 원래 자기 단극으로 불리며 과학자들이 찾으려고 했던 전자기학에 나오는 자기 단극이 아니고 특정 물질에서 마치 자기 단극처럼 행동하는 준입자 (입자는 아니지만 입자처럼 다룰 수 있는 것)를 발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위키피디아에도 이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여기) 명확하게 자기 단극과 응집물질에서 발견된 자기단극 준입자를 혼동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네요. 우리나라 언론에도 과학 전문기자가 좀 많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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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4일 금요일

예산 삭감에 떠는 일본의 WPI

 

최근 일본에서는 과학계의 예산 삭감 바람이 불어서 많은 과학자들이 걱정한다는 내용입니다. 이에 대한 소식은 네이처의 뉴스란에도 소개가 되었는데 구독료를 내지 않으면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뉴스에 대한 댓글은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 가시와 소재 동경 대학교의 Institute for the Physics and Mathematics of the Universe (IPMU) 의 홈페이지에 나온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 물리학과의 MacAdams 석좌교수이자 IPMU의 초대 소장인 히토시 무라야마 교수의 인터뷰를 중심으로한 기사입니다. (원문)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로 (말많은?) World Class University (WCU)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전정부에서 처음 기획되었고 현정부 들어 시행이 되고 있는데 이와 비슷한 프로젝트가 일본에도 있습니다. 그 이름은 World Premier International Research Center Initiative program으로 약어로는 WPI 입니다.

 

WPI는 2년전인 2007년 10월에 시작이 되었는데 일본에 신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프로젝트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에 들어 갔습니다. WPI의 목표는 일본에 다섯 개의 새로운 국제 과학 연구소를 세우고 이를 국제적 명성의 연구소로 만들기 위해 30% 이상 외국인 학자를 의무적으로 고용하고 연구소안에서는 영어를 공용어로 쓰며 학제간 연구를 장려하고 이로써 일본과 국제 사회의 언어적 문화적 장벽을 허무는 것을 요구합니다. IPMU도 WPI에 의해 설립된 연구소입니다.

 

지난 9월 일본은 정권교체를 택했고 하토야마 신정부가 예산 절감을 내세우면서 WPI를 포함한 일본의 과학분야 연구비를 삭감하려 합니다. 새로이 만들어진 Government Revitalization Unit 은 400 개가 넘는 정부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를 위해 청문회를 갖는다고 합니다. 이 위원회는 정치인과 기업가로 주로 이루어져 있고 학자들은 소수인데 이 위원회가 각 프로그램의 효율성을 판단하여 프로그램들 종료할 것인지 예산을 반이나 1/3 삭감할 것인지를 권고할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 재무성은 이 위원회의 권고 사항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 들일 것이라고 했는데 이 위원회는 이미 WPI 센터의 외국인 학자, 학제간 연구소, 젋은 학자와 여성 학자에 대한 지원 삭감을 권고했다고 합니다. 마루야마 소장은 30-50% 의 예산 삭감 또는 경우에 따라 프로그램을 완전 종료 하는것은 재능있는 학자들을 거리로 내모는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그리고 이런 결정이 WPI의 예산 삭감에서 멈추지 않고  과학계 전체로 확산될 것을 염려합니다.

IPMU는 현재 72 명의 전일제 학자중 41 명이 외국인이며 2 년간 10 개의 상을 수상했으며 주 연구 분야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 입니다. 미국 잡지인 Physics Today와 SLAC의 이론 물리 학자 마이클 페스킨 (Michael Peskin), 프린스턴의 천문학자 마이클 스트라우스 (Michael Strauss)등이 IPMU의 업적을 인정하는 코멘트를 하지만 예산 삭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WPI의 director인 쿠로키 교수는 이에 대해 항의하고 대항할 것을 촉구 합니다.

"우리는 일본의 과학 리더쉽을 지키기 위해 나서야 한다. 일본은 항상 세계를 리드하는 첨단 과학을 지원해 왔고 이는 국가의 자존심 문제다. 우리는 이미 지난 몇 년 4 개의 노벨상을 비롯한 찬란한 성과를 거두었다. 현 정부는 선거 기간 동안 말했던 과학 진흥에 대한 공약을 지켜야 한다." 그는 또 이런 결정이 국제 과학계에서 일본의 위상 추락과 함께 일본이 신뢰할수 없는 국가로 인식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에 대해 2006년 노벨상 수상자인 캘리포니아 대학의 천체물리학자 조지 스무트 (George Smoot)도 동조하고 있군요.

 

쿠로키 교수는 마지막으로 국제 사회에 일본 정부에 압력을 가해줄 것을 호소하는 데요, 아래는 쿠로키 교수가 보내는 호소문입니다.

 

하토야마가 일본 수상으로는 처음으로 과학 분야 학위를 갖고 있다는데 이 소식은 좀 의외입니다. 다르게 보면 일본의 경제 상태가 아주 좋지 않다는 뜻인지도 모르겠군요.

 

 

Crisis of Science in Japan

 

Toshio Kuroki, MD

 

When his cabinet launched in the early September, Prime Minister Hatoyama, promised to promote education and science. First time in our history, Dr. Hatoyama was educated in science (mathematics) at University of Tokyo and at Stanford University for PhD degree; three other cabinet members were also educated in engineering. We trust his words naturally.

 

During this two weeks, the government has been conducting public hearing on more than a hundred government-funded programs including science, where committees made up mostly by non-experts have judged the effectiveness of each science program and recommended termination, reduction in funding by a half or a third. Minister of Finance publicly announced that the Ministry will take these recommendations by the committees seriously.

 

Nature reported on line 17 November the crisis of Japanese science. Yes, it is really crisis. If this goes on, science budget will be deeply cut and Japanese science will die.

 

Along with super-computer, funding to basic/applied research, and employing scientists, the WPI (World Premier International Research Center Initiative) program also faced deep cut of budget. This WPI program aims to establish a globally visible and internationally opened research center in Japan. Five WPI research centers were launched on October 1, 2007, in which 30-50% of scientists are non-Japanese, English is used as their official language and interdisciplinary research is promoted. http://www.jsps.go.jp/english/e-toplevel/index.html

 

I, as Program Director of WPI, would appreciate it if you understand the situation of WPI and send an e-mail, before December 15, to the Ministry of Education, which fortunately understands the importance of science.

 

      To: nak-got@mext.go.jp

 

      Subject: No. 14, WPI
or any comment on science in general

 

which will reach Senior Vice Minister and Vice Minister of Education .

 

Thank you for your cooperation.

 

November 22, 2009

Toshio Kuroki, MD

 

Deputy Director of Science Research Center, Japan Society for the Promotion of Science

 

WPI Program Director

 

Professor Emeritus, University of Tokyo and Gifu University

 

 

 

 

 

2009년 12월 2일 수요일

LHC에서 나온 첫 논문

 

눈이 내리는 날 새벽 다른 사람보다 먼저 일어나 깨끗하고 새하얀 눈밭에 제일 먼저 자신의 발자국을 찍으려 했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 과학하는 사람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난 11월 23일 CERN의 LHC에서 처음으로 양성자-양성자 충돌 실험이 실시 되었죠. 그 결과가 논문으로 11월 28일자로 벌써 나왔습니다. (arXiv:0911.5430) LHC에는 CMS, ATLAS, LHC-b, ALICE 등의 실험이 있는데 중이온 실험이 목표인 ALICE에서 선수를 쳤습니다. 경쟁이 더 치열해 지겠네요.


<출처: arXiv:0911.5430>

2009년 11월 30일 월요일

초대칭 입자

초대칭 입자가 발견 될건지에 대한 내기가 9년전인 2000년 6월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Triangle-2000 meeting에서 있었습니다. 결론을 내리는 시기는 2010년 6월 21일까지로 그 당시에는 이 때 쯤이면 LHC에서 무언가 결과가 나오길 기대 했었습니다. 내기에서 지는 쪽은 $50 이상의 꼬냑 한 병을 사가지고 와야 합니다. 노벨상 수상자인 토프트도 있는데 'No'에 걸었습니다. 단 "양 쪽 모두 승리를 주장할 것이다"라고 주를 달았습니다. 16:7 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합니다.

 

 





2009년 11월 26일 목요일

중국의 핵물리학 이론 연구

 

중국의 이론 핵물리학을 간단히 소개하는 논문집이 출판되었네요. 총 26 개의 논문이 Science in China Series G: Physics, Mechanics & Astronomy의 volume 52, no. 10 에 실렸습니다. 사실 이 저널은 중국 과학원 (Chinese Academy of Sciences)에 의해 발행되는 저널로 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고 지금은 독일 Springer Verlag에 의해 출판이 되지만 (편집은 중국 과학원이 함) 그리 잘 알려진 저널은 아닙니다. 하지만 중국 내의 연구에 대해서 이런 논문집을 만들기에는 적절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이 논문집의 목적은 최근 중국에서 건설된 대규모 입자 가속기를 이용한 실험에서 나오는 결과를 해석하고 새로운 input을 주는 핵물리학의 이론 분야 연구를 리뷰 하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핵물리학 연구에 사용되는 입자 가속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Cooling Storage Ring of Heavy Ion Research Facility in Lanzhou (HIRFL-CSR): 2007년 완공되어 방사능 이온 빔을 생산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거론되는 중이온 가속기의 성격과 비슷합니다. 연구 주제는 불안정한 원자핵, 핵물질의 isospin 의존도, 붕이온 융합, 초중량의 원자핵 합성, 강입자 물리, 고밀도의 핵물질, 고전하를 갖는 핵이온 등과 그 응용입니다.

 

(2) 베이징 전자-양전자 가속기 (Beijing Electron Positron Collider II)에서 업데이트된 BES-III (Beijing Spectrometer III): 빔의 에너지가 4 GeV에 이르는 전자-양전자 충돌 실험 장치로 등소평의 직접적인 관심하에 건설된 BEPC의 업그레이된 장치. 주로 차모니움 (charmonium) 물리, D (메존) 물리, 타우 (tau)에 관계되는 물리, 그리고 가벼운 강입자의 스펙트럼을 연구합니다.

 

(3) Shanghai Synchrotron Radiation Facility (SSRF): 2009년 4월 완성된 고에너지 (3.5 GeV)의 광자 빔을 생산 하는 가속기. 광자와 핵자 또는 원자핵의 충돌 실험을 통해 핵물리의 다양한 연구과제 수행을 목표로 함. 이 가속기 시설은 중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연구 시설로 핵물리뿐 아니라 재료, 바이오를 비롯한 학술 연구와 산업기술 개발에도 이용됩니다.

 

이 논문집에서는 위에 나열한 가속기에서 연구되는 주제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수행되고 있는 핵물리학 이론 연구를 리뷰한 것입니다. 여기에서는 대략 다섯 가지 연구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1) 핵물질의 상태 방정식과 열역학, 그리고 QCD. 최근의 관심은 핵물질을 이루는 양성자와 중성자의 비율이 1:1 이 아닌 경우 미디움에서 핵자의 상호작용과 상태방정식이 어떻게 변하는가에 있다. 즉 nuclear symmetry energy가 밀도에 따라 그리고 아이소스핀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가 하는 문제는 방사성 원자핵의 구조뿐 아니라 희귀 동위원소의 붕괴 그리고 중성자 별에 대한 천체물리에도  관계된다. 이에 대한 연구로는 isospin asymmetric nuclear matter의 상태방정식을 기술하기 위한 현상론적인 momentum-independent model, HBT interferometry를 이용해 밀도에 따른 symmetry potential을 연구하는 방법의 문제점, hard-dense-loop을 이용해 zero temperature와 finite quark chemical potential에서 QCD의 상태방정식, strange quark matter등이 리뷰되었다.

 

(2) 강입자 스펙트럼과 붕괴 성질:  N^*(1535) 의 성질에 대한 연구가 chiral quark model을 이용해 이 강입자의 파동함수에  qqq 성분과 qqqq\bar{q} 성분을 포함시킨 모형에서 연구되었다. N^*(1535)N\eta 채널과 강하게 연결되는데 최근의 연구는 이 입자가 N\phi 채널과도 강하게 결합하는 걸 보여주고 있고 이는 BES 데이터에사 유추된 N^*(1535) K \Lambda 의 결합상수가 크다는 것에 의해 뒷받침된다.

 

(3) 이질적인 원자핵의 구조와 반응: 중이온 가속기로 인해 방사성 이온 빔이 가능해 짐에 따라 nuclear chart에서 지금까지 접근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연구가 가능해졌다.  이질적 (exotic) 핵구조에 대한 이론 연구가 리뷰되었다. 양성자의 방사능과 양성자 드립라인을 넘어서는 proton-rich nuclei 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일반화된 liquid-drop model에서 연구되었다. 천체 반응인 {}^{22}Mg(p,\gamma){}^{23}Al{}^{26}Si(p,\gamma){}^{27}P 반응이 Skyrme-Hartree-Fock model 에서 얻어진 평균장 퍼텐셜을 이용해 연구되었다. 또한 {}^{172}Tm 에사 발견된 4 개의 밴드, N=Z (중성자의 수 = 양성자의 수) 핵인 {}^{52}Fe, {}^{33}Mg 의 자기 쌍극자 모멘트, 그리고 찌그러진 초핵등이 연구 되었다.

 

(4) 중이온 융합 (fusion)을 통한 아주 무거운 (초중량, super heavy) 원소의 합성: super-heavy element (SHE)의 합성은 수 십년간 핵물리의 주요 연구 과제였다. Z = 103 부터 116 그리고 118 의 SHE의 많은 동위원소가 실험에서 발견 되었고 Z=112 이하의 원소는 이름이 지어졌다. 중국에서는 두 개의 새로운 초중량 원자핵 {}^{259}Db{}^{265}Bh 가 HIRFL에서 발견이 되었다. SHE의 생성 단면적과 반감기는 전하 수 Z 가 커짐에 따라 급히 줄어든다. 중이온 융합 반응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실험을 가이드하기 위해 많은 이론 계산이 수행되었으며 이 중 일부를 리뷰하였다.

 

(5) 새로운 원자핵 모형: 원자핵의 shell model 과 collective model 과 관련된 새로운 모델이 포함된다. nuclear shell model Hamiltonian 의 행렬 원소의 일반적 행동에 대한 연구와 collective model에서는 milti-O(4) model의 4차항까지의 처음 계산에 대한 리뷰가 포함된다.


<Lanzhou에 위치한 HIRFL-CSR. 출처: http://imp.cas.cn>



2009년 11월 23일 월요일

마이클 그린, 새 루카스좌 교수

 

저번 포스트에서 마이클 그린이 호킹의 뒤를 이어 루카스좌 교수가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호킹은 끈이론에 그다지 찬성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기사를 영국의 가디언과 캠브리지 뉴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가디언, 10월 24일 2009)  원문은 여기

 

물론 루카스좌 교수가 된 직후 가진 인터뷰이니까 그린의 시각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기사를 쓴 듯 합니다. 대략 몇 가지 간추리면 이렇습니다. 먼저 가디언에 실린 뉴스입니다.

 

먼저 기자는 그린의 옛 모습이 해리슨 포드 닮았다고 합니다. 사진을 보고 판단해 보시죠. 그럴듯 하죠?


<Michanel Green의 젊었을 때 사진 (왼쪽)과 현재의 사진 (오른쪽)>

 

그리고 끈이론의 간단한 역사를 설명하고 끈 이론의 소위 1차 혁명과 2차 혁명에서 그린이 한 일을 말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 끈 이론의 검증에 대한 그린의 의견이 피력됩니다. 끈이론의 발전을 (전기력과 자기력이 하나라는) 전자기력의 발견에 비유합니다. (여기에 대한 반론은 이곳을 참조) 그리고 진리=뷰티 라는 명제와 끈 이론의 문제, 즉 검증에 관한 의견을 말합니다. LHC가 초끈 이론을 검증할 수 있다는 의견에는 (거의 모든 학자들이 그렇듯) 찬성하지 않는군요. 끈 이론의 반대파에 대한 생각도 말했는데 이는 좀 좋지 않아 보입니다. 상대에 대한 존중이 보이지 않는군요. 대표적인 반대파 두 사람에 대한 그린의 의견입니다. "두 사람 다 이 분야에서 알려질 만한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존 더 자세한 평은 이렇습니다.

 

피터 보이트 (Peter Woit, Not Even Wrong: The Failure of String Theory and the Search for Unity in Physical Law 의 저자, 번역판은 여기)에 대해: 그는 끈 이론 반대를 위한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다. 내 생각에 그는 박사학위는 있지만 전직 물리학자이다.  아마 컬럼비아에서 시스템 매니저인지 뭔지 하는 사람이다. 그는 전문 물리학자가 아니고 끈 이론에 강한 반감을 갖고 블로그한다. 그에게 좋은 일이다. - 보이트에게는 기분 나쁜 말일지 모르죠. 그의 현재 타이틀은 컬럼비아대학 수학과 "Senior Lecturer" 라고 합니다. 보이트의 코멘트는 여기

 

리 스몰린 (Lee Smolin, The Trouble with Physics: The Rise of String Theory, the Fall of a Science, and What Comes Next 의 저자, 이 책의 번역이 나왔는지 모르겠네요)에 대해: 그는 물리학에 대해 끈 이론과는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고 그걸 프로모트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미디어가 북치고 장구치며 이를 부풀렸다. 이는 어느 대학 어느 곳에서 볼 수 있는 분위기와는 전혀 다르다. 끈 이론은 번성하고 있다.

 

이론물리가 끈 이론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사람들은 어느 것이 더 생산적이라고 느끼는 분야의 일을 한다. 다른 분야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다 좋다. 하지만 끈이론외에 다른 것은 없다. (the only game in the town)

 

끈 이론의 대가인 만큼 끈 이론의 미래에 상당히 낙관적입니다. 호킹 라디에이션 문제 뿐 아니라 고온 초전도 문제도 해결하여 현재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끈 이론이 갖고 있다고 말하는군요. (MRI와 WWW 가 입자 물리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예로 들면서)

 

그외에 그린은 극단적 무신론은 싫어하지만 종교는 가지고 있지 않고 Open University에서 국제 관계 강의를 하는 부인과 사이에 9살난 딸이 있다고 합니다. (현재 그의 나이는 63세)

 

(캠브리지 뉴스, 11월 13일 2009) 원문은 여기

 

캠브리지 뉴스에 실린 인터뷰에서는 루카스좌 교수가 되면서 얻게 되는 1500만 유로 (약 27억원) 의 연구비를 어떻게 쓸 건지 고민이라는군요. 다른 분야의 연구비에 비하면 싸다고 말하는데 이론에서 그 정도의 연구비는 정말 큰 거죠. 그는 이 연구비를 끈이론의 응용에 투자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2009년 11월 17일 화요일

루카스좌 교수

 

개인적인 일로 오랫동안 블로그를 찾아오지 못했습니다. 제가 없는 100일 동안 동안 잡초(?)가 좀 자랐군요. 잡초를 제거하고 다시 이야기를 포스트합니다.

 

지난 10월말 영국의 캠브리지에서 호킹의 은퇴 소식이 나왔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호킹은 캠브리지 대학, 수학과의 루카스 석좌교수로 재직 했는데요, 내년 1월 67세가 됨에따라 대학교의 규정에 의하여 2009년 9월 정년 퇴임을 하였습니다. (언론 보도: 캐나다 cbc, 영국 BBC, 한겨레 신문) 정년후에도 명예교수 (Professor Emeritus)로 연구를 계속할 것이며 또 캐나다 온타리오에 위치한 Perimeter 연구소의 석좌 연구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호킹의 후임으로는 초끈이론의 마이클 그린(Michael Green)이 임명되었군요. Wikipedia에 나온 그린의 약력은 이렇습니다.

 

  • 1946년 5월 22일 영국 런던에서 출생
  • 캠브리지에서 이론 물리로 학사 (1967년)
  • 소립자 물리로 박사 (1970년)
  • 포스트닥터: 프린스턴, 캠브리지, 옥스포드
  • 1978-1993: 런던대학교 (Queen Mary) Lecturer and Professor
  • 1993- : 캠브리지대학에서 이론 물리의 존 험프리 플러머 석좌교수

수상경력: 영국 Institute of Physics의 디락 메달, 맥스웰 메달, 이태리 ICTP의 디락 메달, 미국 물리학회의 대니 하인만 상

1989년 왕립학회 회원, 150개 이상의 연구 논문

 

참고로 루카스 석좌교수는 지금까지 모두 17명이 있었고 그린은 18대 루카스 석좌교수가 됩니다. 아래 표에서 연도는 루카스 석좌교수로 임명된 해를 나타냅니다.

 

  1. 1664: Isaac Barrow
  2. 1669: Isaac Newton (모두가 다 아는 뉴턴경)
  3. 1702: William Whiston
  4. 1711: Nicholas Saunderson
  5. 1739: John Colson
  6. 1760: Edward Waring
  7. 1798: Isaac Milner
  8. 1820: Robert Woodhouse
  9. 1822: Thomas Turton
  10. 1826: George Biddell Airy (Airy function의 에어리)
  11. 1828: Charles Babbage (컴퓨터 역사에서 항상 거론되는 배비지)
  12. 1839: Joshua King
  13. 1849: George Gabriel Stokes (유체역학, Stokes' theorem의 스톡스)
  14. 1903: Joseph Larmor
  15. 1932: Paul Dirac (모두가 다 아는 디락)
  16. 1969: James Lighthill
  17. 1979: Stephen Hawking
  18. 2009: Michael Greem

 

모르는 사람의 이름도 있겠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도 많이 보입니다. 루카스 석좌 교수의 공식 홈페이지는 이곳에 있습니다.

 

 

<마이클 그린>


2009년 7월 7일 화요일

쇤 사건 2

 

두 논문의 그림이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쇤은 그림이 실수로 섞여서 들어갔다고 말하고 에라텀을 냈습니다. 한 번의 실수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또 하나의 사건이 터집니다. 코넬대학의 폴 맥유엔이 쇤의 이전 논문인 사이언스 287, 1022 (2000)에서 같은 꼬리 모양의 그림을 찾은 것입니다.


<출처: J. H. Schön, S. Berg, Ch. Kloc, and B. Batlogg, Science 287, 1022 (2000)>

이 그림 또한 앞의 두 그림과 아주 흡사합니다. 앞의 두 그림의 경우 x-축의 범위는 같고 y-축의 범위는 하나는 0-0.2, 다른 하나는 0-2.0로 10배라 비슷하게 보입니다. 따라서 실수할 확률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 번째 그림은 x-축은 0-10, y-축은 0-10으로 앞의 두 경우와 확연히 다릅니다. 이제 세 그림을 같이 놓으면 이렇게 됩니다.


<출처: Physicstoday.org>

 

세 그림의 유사성이 두드러지게 보입니다. 이는 단순한 실수를 넘어서는 일입니다. 거기에 더하여 맥유엔과 리디아 손은 비슷한 그림을 다른 논문에서 더 찾아냈습니다. 그래서 위와 유사한 그림이 모두 사이언스, 네이쳐,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스등 세 개의 저널에서 실린 모두 여섯 개의 논문에서 발견됩니다. 이 사실에 과학계는 경악합니다. 더구나 위 논문들의 상당수는 벨 연구소의 저명한 학자인 배트록 (Bertram Batlogg, 이 당시에는 벨 연구소를 떠나 스위스의 ETH Zuerich로 옮겨 있었습니다.) 이 공동 저자로 참여해 있었기 때문에 충격은 더욱 컸고 쇤은 전도 유망한 젊은 학자였기에 많은 이들은 저자들의 명성에 흠이되지 않는 이성적이고 적절한 설명이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벨 연구소의 수뇌부에게 들어가고 물리과학부의 부소장 체리 머레이는 2002년 5월 스탠퍼드 대학의 말콤 비즐리 (Malcolm Beasley)에게 이 사건의 조사를 의뢰하게 됩니다. 비즐리는 벨 연구소 내부인사와 외부인사를 아우르는 위원회를 조직하고 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즐리 위원회는 벨 연구소 내부와 외부로 부터 많은 양의 정보를 제공 받았습니다. 벨 연구소는 국가 기관의 연구비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연방 정부의 과학 부정행위에 관한 정책을 따를 의무는 없지만 벨 연구소와 비즐리 위원회는 연방 규칙에 따라 조사를 시행하고 공정함과 철저함을 원칙으로 이 사건을 끝까지 파헤치기로 합니다. 조사 기간 동안 위원회는 벨 연구소의 어느 장소나 들어갈 수 있고 어떤 책이나 보고서를 열람할 수 있으며 연구소측의 철저한 협조를 약속 받습니다. 이제 유기 화합물로 초전도체, 레이저, 조세프슨-정크션, 단분자 트랜지스터를 만들 수 있다는 정말로 획기적인 벨 연구소의 연구는 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철저하지 못한 실험 노트 정리와 실수로 여겨졌던 사건이 논문 조작이라는 대형 사건으로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비즐리 위원회는 첫번째 조사를 6월 말에 마치고 2002년 9월 127 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제출합니다. 이 보고서는 벨 연구소의 약속대로 곧바로 일반에게 공개되었습니다. 비즐리 위원회는 20명의 공동저자를 포함한 25개의 논문에서 24건의 혐의를 조사하였습니다. 이 모든 논문의 공통점은 바로 얀 헨드릭 쇤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쇤 혼자 샘플을 만들고 측정을 했으며 (초벌) 논문을 썼습니다. 더구나 샘플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기계는 벨 연구소가 아니라 쇤이 박사학위를 한 독일의 콘스탄츠 대학에 있었습니다. 쇤은 그 기계가 더 익숙하다는 이유로 벨 연구소의 기계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상하죠? 아무래도 대학교의 기계보다는 벨 연구소의 기계가 더 좋을 것 같은데.) 비즐리 위원회는  24건의 혐의중 16건에 대해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위원회의 조사는 벨 연구소의 적극적 협조에도 불구하고 쉽지는 않았습니다. 원 데이터를 요구하는 위원회에게 쇤은 데이터 파일을 더이상 가지고 있지 않다고 대답합니다. 그는 그가 가지고 있던 낡은 컴퓨터의 낮은 하드디스크 용량때문에 지워버렸다고 답합니다. (벨 연구소에 있는 최첨단 컴퓨터는 왜 사용하지 않았을까?)  그는 또 다시 시험해볼 수 있는 샘플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실험도중이나 이사하면서 파손되었답니다. (어디서 많이 들은 듯 하죠?) 더구나 콘스탄츠에 있던 기계도 더 이상 샘플을 생산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위원회는 다른 보든 자료를 긁어 모았습니다. 컴퓨터에 남아 있던 논문의 초고 파일, 그림 파일, 프리젠테이션 파일등 면밀히 검토하였습니다. 그리고 논문 조작의 결정적 증거들을 찾아 냅니다. 쇤만 똑똑한 게 아니거든요.




2009년 7월 2일 목요일

피지컬 리뷰 레터스 (PRL) 에서 온 이메일

 

요즘 학술잡지를 보면 과거에 비해 그 종류가 아주 많아졌습니다. 논문의 수도 증가하고 따라서 저널도 더 두꺼워젔습니다. 그리고 이는 인용회수의 인플레이션도 가지고 왔습니다. 그 많은 저널들은 그 급에 따라 분류가 됩니다. 물리학쪽에서는 미국적 시각으로 보면 주간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가 가장 권위있는 저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상당히 미국적인 시각입니다. 하지만 다른 저널에 비해 높은 임팩트 팩터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물리학, 특히 응집물질쪽에서 쏟아져 나오는 논문들로 인해 피지컬 리뷰 레터스의 두께가 과거에 비해 굉장히 두꺼워졌습니다. 원래 피지컬 리부 레터스는 한 눈문의 길이가 4쪽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저자의 수가 100명이 넘는 대규모 실험 그룹의 경우는 제목과 저자가 나온 부분이 한 페이지를 쉽게 넘어가기 때문에 6쪽까지 예외적으로 허용합니다.) 따라서 과거에는 두께가 얇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옆면에 잡지 이름을 넣을 정도로 두꺼워졌습니다. 현재 1주일에 약 80편 가량의 논문이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실립니다. 며칠 전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서는 편집자 주를 통해 심사를 더 강화해서 편수를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면 임팩트 팩터가 더 높아질 지도 모르겠네요.

 

---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서 온 이메일 ---

We at Physical Review Letters always look for ways to do better at our core mission, which 
is to provide the physics community with accounts of crucial research in a convenient
format. PRL at present publishes about 80 Letters per week, and we Editors, and many
readers of PRL, have concluded that these cannot all discuss crucial research, and that
it is too large a number to be convenient. This view is also held by our editorial board
and by others, as we know from a wide range of exchanges with our colleagues.

As a result we will reaffirm the standards for acceptance for PRL. The criteria will not
change fundamentally, but we will work to apply them with increased rigor. To meet the
PRL criteria of importance and broad interest, a Letter must

1) substantially advance a particular field; or

2) open a significant new area of research; or

3) solve a critical outstanding problem, or make a significant step toward solving such
a problem; or

4) be of great general interest, based, for example, on scientific aesthetics.

We are confident that this initiative will lead to a journal that is better able to
attract the best papers, because it will provide a more exclusive platform for those
papers, and thus impart a higher profile to the most significant results. We also
anticipate that a renewed focus on the characteristics that underlie importance and
broad interest, as listed above, will lead to a more accurate selection process. As
we reinvigorate the PRL criteria, we will also make every effort to make decisions
promptly. This will enable results to reach the community in a timely fashion,
whether in PRL or in a more suitable venue.

For this effort to be successful, authors must submit only results that meet at least
one of the above criteria. Referees must judge breadth of interest based on impact both
in the specific field and across field boundaries, and must support favorable
recommendations with substantive reasons to publish. Editors will be more discriminating
in both their own evaluation of manuscripts and their interpretation of referee reports.
In support of these efforts we will revise our statement of Policies and Practices and
our Referee Response Form.

We will carefully monitor the impact that application of reaffirmed standards has on
the physics community. The process will necessarily be gradual, as authors, referees,
Editors, and Divisional Associate Editors become familiar with more rigorous application
of PRL requirements. This will also allow time to correct for any unexpected deleterious
effects. Although we do not plan a specific numerical target, we do wish to make a
significant change in the number of papers we publish.

We note that there are many papers that are valid and important in their area, but
are not at the level of importance or broad interest that is necessary for PRL.
There are also papers of great importance for their field and/or of broad interest
that simply cannot be presented in a letter format. The Physical Review journals
have high standards and unmatched reputations and are natural venues for such
papers.

We know that these changes will lead to some disappointments. We are convinced, however,
that a more selective PRL will communicate the best physics more efficiently.

Sincerely,

The Editors

Please see our Editorial: Improving PRL

http://prl.aps.org/edannounce/PhysRevLett.103.010001




2009년 6월 30일 화요일

쇤 사건 1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 mahabanya님께서 숙제를 주셨군요. 조금 생각해야 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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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헨드릭 쇤 (Jan Hendrik Schoen) 사건은 아주 유명한 사건으로 과학에서 부정행위를 논할 때 항상 등장하는 사건으로 여러 책에서 그 사건의 시작과 진행 그리고 결말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포스트에서는 이 사건을 다시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쇤은 부정행위가 밝혀지기 전까지 언젠가는 노벨상을 수상할 강력한 후보였으나 부정행위가 탄로나면서 모든게 거품이되어 사라져버렸습니다.

 

쇤은 1970년 독일에서 출생하여 응집물질과 나노기술을 연구한 물리학자 입니다. 그는 1997년 독일의 콘스탄츠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곧바로 미국의 유명한 벨 연구소 (Bell Labs)으로 들어갑니다. 그 후 그는 엄청난 논문을 엄청난 속도로 쏟아냅니다. 그로 인해 2001년 오토-클룽-베버뱅크 상과 브라운쉬바이크 상을 수상하고 2002년에는 재료과학회의 뛰어난 젊은 과학자상을 받았습니다. 그의 연구가 어느 정도였냐면 가장 논문을 많이 쓴 2001년에는 평균 8일에 한편꼴로 논문을 썼습니다. (그 해에 약 45편의 논문을 쓴 셈입니다. 훗날 사이언스가 철회한 쇤의 논문은 8편, 네이쳐가 취소한 논문은 7편입니다.) 특히 네이쳐에 기고한 논문은 분자 규모에서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이는 학계는 물론 산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킵니다. 실리콘을 이용한 반도체 기술이 더 이상 크기를 축소하기 어려운 경지까지 도달하여 이른바 무어의 법칙이 깨지게 되었는데 분자를 이용한 기술이 가능하면 무어의 법칙은 다시 살아나고 지금보다 훨씬 작은 전자기기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논문은 실리콘의 시대를 끝내고 분자단위의 트랜지스터 시대의 문을 열어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가는 문을 여는 것입니다. 계속 승승장구한 그는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렸습니다. 그가 손대는 실험은 항상 성공적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 논문을 시작으로 정점에 올라있던 그의 이력에 먹구름이 닥쳐옵니다. 항상 그렇듯 작은 곳에서부터 문제가 터져 나옵니다.

 

쇤의 논문은 아주 중요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많은 학자들이 같은 실험 결과를 재연하여 그 논문을 검증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런 중요한 실험은 처음이 아닌 두 번째 성공 사례라해도 좋은 저널에 실릴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 결과를 가른 그룹이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은 그 발견을 확실히 해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누가 빨리 똑같은 결과를 재연하는가기 위한 경쟁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쇤의 실험과 같은 조건을 주고 같은 샘플로 실험을 했지만 쇤의 결과를 재연하는 데는 모든 그룹이 실패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누구도 쇤의 논문이 가짜라거나 부정하다고 이의를 제기할수는 없습니다. 실험에는 많은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쇤의 실험은 이미 논문으로 출판이 되었기 때문에 그 결과를 다시 만들어 내는데 실패한것은 우선 후속 연구자가 해결할 문제인거죠. 쇤은 자신의 논문과 실험을 방어할 의무는 있지만 후속 연구자의 문제나 실수를 찾아내거나 노하우를 가르쳐 줄 의무는 없습니다.


쇤 사건은 쇤의 논문에 실린 한 그래프에서 시작됩니다. 쇤이 논문을 발표한 후 벨 연구소내부에서는 쇤이 쓴 논문중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의 그림과 네이쳐에 실린 논문의 그림이 아주 비슷하다는 소문이 나돕니다. (아래 그림)  두 그림을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논문을 읽을때 중요한 점만을 보기 때문에 그런 꼬리 부분은 눈여겨 보지않으면 알기 힘듭니다.



<왼쪽 그림의 출처는 J. H. Schoen, H. Meng, and Z. Bao, Nature 413, 713 (2001),

오른쪽 그림의 출처는 J. H. Schoen, H. Meng, and Z. Bao, Science 294, 2138 (2001).>

 

두 그림이 아주 비슷합니다. 특히 꼬리 부분 (x 축의 오른쪽 끝 부분)을 확대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두 그림의 유사성이 두드러지게 보입니다.


 

이는 쇤의 실험을 재연하기위해 노력하던 프린스턴대학의 리디아 손에게 알려졌고 저널의 에디터에게도 전달됩니다. 에디터는 이를 논문의 주저자인 쇤에게 통보합니다. 두 논문의 주저자인 쇤은 곧 데이터가 섞여서 그래프가 잘못 나왔다고 잘못을 시인하고 교정된 그래프를 보내 사이언스지에 에러텀를 냅니다. 물론 그 논문의 주 내용과 결론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사이언스 296, 1400 (2002)에 실린 사이언스 294, 2138 (2001)의 수정된 그림 (오른쪽)>

 

이제 두 그림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논문을 쓸 때 이런 커다란 실수를 하면 안되죠. 하지만 사실 논문을 많이 쓰다 보면 주의력이 떨어져 그런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네이쳐나 사이언스같은 저널에 내는 논문이라도 말이죠. 더구나 쇤은 두 저널에 아주 많은 논문을 실었으니까 실수도 가능할겁니다. 실수로 그림이 잘못 올라간 경우에는 이렇게 에라텀을 냅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비난을 받지는 않습니다. (물론 그 실수가 고의가 아닐 때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선의의 실수로 인한) 에러타가 자꾸 나오게되면 학자로서의 신용도가 떨어지므로 실수하지 않도록 조심해야합니다. 이렇게 마무리가 될 것같았는데 또 하나의 사건이 터집니다.

 

 

 


2009년 6월 24일 수요일

유럽 핵물리학의 장기 연구 계획

 

이번에는 유럽 핵물리학계의 장기 연구 계획을 소개합니다. 이 보고서는 2004년 발간된 것으로 미국의 보고서보다는 약 4년 먼저 나온 것입니다. 유럽은 미국과 함께 과학 분야를 선도하는데 미국과의 차이는 한 국가가 아니라 여러 나라가 연합하여 계획을 작성합니다. 이 보고서 또한 핵물리학 유럽 공동 연구 위원회 (NuPECC, Nuclear Physics European Collaboration Committee)의 이름으로 발간되었습니다. 유럽과 미국의 보고서는 비슷한 구도로 되어있고 다루는 내용도 비슷합니다. 페이지수도 183쪽과 184쪽으로  한 페이지밖에 차이나지 않습니다. 미국의 보고서는 장기 연구를 크게 네 가지로 잡은 반면 유럽은 다섯 가지를 잡았습니다. 내용은 비슷한데 유럽의 보고서는 (1) 양자색역학(QCD), (2) 핵물질의 상 (phase), (3) 핵의 구조, (4) 우주에서의 핵물리, (5) 근본 힘과 응용, 이 다섯 가지를 주요 분야로 택했습니다. 그 동안 이루어진 연구 성과로는 당연히 유럽에서 수행된 실험과 이론 연구를 위주로 소개합니다. 그리고 유럽각국의 연구소와 주연구과제를 설명하고 결론으로 몇 가지 제안을 합니다. 유럽의 연구소들은 다음에 소개하고 먼저 이 보고서의 몇 부분만을 간추렸습니다.

 

(일반적인 추천사항)

NuPECC는 현존하는 경쟁력이 있는 렙톤, 양성자, 안정된 동위원소, 방사성 이온 빔의 장치를 이용한 연구를 완전히 개발하기를 추천한다.

이는 중요한 물리적 발견 외에도 장래의 빔 생성과 검출기를 위한 R&D가 될 것이며 차세대 물리학자들을 위한 교육이 될 것이다.


LHC의 완공에 맞추어 ALICE 검출기를 제 떼에 빨리 완성하기를 추천한다.

LHC의 중이온 프로그램에서 쿼크-글루온 플라즈마의 연구는 ALICE에 의해 실행된다. 이는 저번 장기 계획에서 최우선 순위로 추천한 항목이다.

 

현존하거나 혹은 장래의 실험으로 부터 제기될 근본 문제를 다룰 이론 분야의 발전을 위해 각국의 이론 그룹을 강화시켜야한다.

이탈리아 트렌토에 위치한 ECT* 센터가 핵물리 이론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특히 핵물리와 강입자 물리의 결합에 큰 공헌을 하였고 이 센터에 대한 지원은 계속되고 확대되어야한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각 대학교에서는 이론 분야의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다. 이 장기계획에서 제시하는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활발하고 즉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핵물리 교양교육을 강화해야한다.

(이것에 대해서는 다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세부적인 추천사항)

독일 담쉬타트의 GSI 연구소에 지어질 국제 프로젝트인 FAIR (Facility for Antiproton and Ion Research)의 건설을 최우선으로 할 것을 추천한다.

이 새로운 국제 공동 장치는 핵물리의 여러 세부 분야의 연구에 새로운 기회를 줄 것이다. IFF (In-Flight Fragmentation)을 사용하는 이 가속기는 미국이나 일본에서 계획중이거나 건설 중인 가속기보다 더 나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 낮은 에너지부터 높은 에너지 그리고 새로운 스토리지 링 등으로 무장한 이 가속기는 핵구조와 천체핵물리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소가 될 것이다. 특히 안정된 부분에서 멀리 떨어진 오직 짧은 시간에만 존재하는 이상한(exotic) 원자핵을 다루는 연구에서 세계적 선도연구소가 될 것이다. 그리고 고에너지 고강도의 중이온 빔은 농축된 중입자 물질을 연구하는데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고에너지 스토리지 링 (HESR, High Energy Storage Ring) 의 양질의 반양성자 빔은 계획 중인 검출기 PANDA와 함께 QCD에 의해 예측된 새로운 강입자 상태를 찾는 기회를 줄 것이다.

 

EURISOL의 건설에 GSI 다음의 최우선권을 주도록 추천한다.

방사성 빔을 만드는 ISOL (Isotope Separation On-Line) 방식은 IFF 방식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제 1세대 ISOL 방식의 가속기는 첫 번째 결과를 내기 시작했고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차세대 ISOL 방식의 방사능 이온 빔 (RIB, Radioactive Ion Beam)을 생산할 EURISOL (EUropean ISOL)은, 2013년 이후, 현존의 가속기보다 강도나 빔 종류에 있어 10배 이상의 능력을 갖는다. EURISOL의 건설 시간표로 인해 생기는 제1세대 ISOL과 EURISOL의 갭을 메꾸기위해 제2세대 ISOL 의 건설을 촉구한다. 이는 현재 계획중이거나 건설 중인 가속기로 프랑스 GANIL의 SPIRAL2, 이태리 LNL의 SPES, 스위스 CERN의 REX-ISOLDE 업그레이드와 독일 뮌헨의 MAFF등이다.

 

이태리 그란 사소 (Gran Sasso)의 지하 실험실에 고효율의 Ge 검출기를 갖춘 고 전류의 가벼운 이온 빔을 위한 5MV 가속기 설치에 우선권을 주도록 추천한다.

이는 현재 그란 사소에 있는 세계적으로 드문 시설의 늠력을 향상시키고 천체물리에서 중요한 반응을 실험실에서 연구할 기회를 제공한다.

 

수 GeV의 렙톤 충돌 실험은 아주 흥미롭고 중요하다. 이는 강입자의 구조와 QCD를 다양하게 테스트할 수 있게한다. 따라서 이 분야의 연구를 전 세계의 기존 또는 계획 중인 가속기를 이용해 국제 협력을 통해 강화해야한다.

 

AGATA의 건설과 이를 위한 R&D를 활발히 할 것을 촉구한다.

기존의 그리고 미래의 가속기를 환전하고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장비와 검출기의 성능 향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감마선 검출과 추적을 위한 고성능의 4\pi Ge-검출기인 AGATA 프로젝트는 유럽의 여러 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핵과학의 여러 분야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NuPECC에 참여하고 있는 유럽의 국가들, 이미지 출처: www.nupecc.org>




2009년 6월 23일 화요일

논문을 레프리하면서...

 

논문을 레프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처음 레프리 요청을 받았을 때는 괜히 우쭐해지곤 했는데, 모든 일이 그러하듯,  레프리도 자주 하다 보면 좀 시들해지거나 귀찮아진다. 논문의 레프리를 선정할 때 그 분야의 전문가를 고르지만 아무래도 내가 직접 했던 일이 아니면 참고문헌도 뒤져보고 공부를 좀 해야 한다. 물론 이는 레프리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고 레프리를 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과거에는 레프리가 제출된 논문을 가로채기도 했다는 전설도 있지만 요즘에는 논문을 무조건 arXiv.org에 먼저 올리기 때문에 originality를 훔치는 건 불가능하다. 참고 문헌을 뒤지는 또 다른 이유는 표절이다. 물론 표절된 논문을 참고문헌으로 적지는 않겠지만 참고문헌의 참고문헌을 찾으면 표절여부를 알 수 있다. 레프리하면서 또 점검하는 것은 저자(들)의 과거 논문이다. 이는 자기 표절을 찾기 위해서다. 그리고 논문의 질을 평가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방법으로 계산을 해서 논문을 쓰고 유사한 계산을 다른 대상에 적용하여 논문을 쓰는 경우 그 결과가 중요하다면 출판 가치가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단지 논문 수를 늘리기 위한 일이 된다. 이 경우 저널의 급을 생각해 출판을 추천하기도하고 리젝트하기도 한다. 며칠 전 유럽의 한 저널에 투고된 논문을 레프리 하였다. 논문의 저자는 혼자였고 (이름을 A라 하겠다.) 논문의 주제는 일견 괜찮아 보였으나 어딘지 엉성하였다.  SLAC 데이터베이스를 뒤져보니 역시나 논문 편수가 2-3개 밖에 안 되는 초보였다. 논문을 자세히 읽어본 후 이런 문제점을 발견했다.


<논문심사를 잘하면 이런 상도 받는다고 합니다. 이미지출처 : physics.fau.edu>

 

(1) 서론이 너무 엉성했다. 서론에는 이 일이 갖는 중요성, 다른 사람이 했던 일, 앞으로 본문에서 다룰 내용의 간단한 소개 등이 들어가야 한다. 페이지 수에 제한을 받지 않는 정규 논문의 경우 서론은 가능하면 자세히 쓰는 것도 좋다.  이 분야에서 중요한 문제와 현재까지 어떤 방법으로 사람들이 이 문제를 접근했는가 그리고 가능하면 각 방법의 중요한 포인트와 결론을 소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레터 형식의 논문은 이 내용을  줄이고 짧게 요약할 수 있으나 본질은 같다. 잘 쓰인 서론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리고 인용되기도 쉽다. 하지만 A의 논문은 서론이 아주 짧았지만 양보다도 질이 너무 부실했다. 예를 들어, 이전의 일을 설명하지 않고 단지 "이 문제는 많은 관심을 끌었다.[1-10]" 이런 식이었다. 물론 이는 개인의 성향일 수도 있지만 이런 식의 서론은 적절치 않다.

 

(2) 본문에서 필요 없는 수식을 나열하였고 수식을 대부분 이전에 자신이 출판한 논문에서 가지고 왔다. 예를 들면 a,b,c라는 변수의 값을 정하기 위해 식 20여개를 사용했다. (따라서 \chi^2 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변수를 결정한다.) 하지만 논문에는 30여개의 수식이 나열되었다. 이는 이전의 논문에서 가져온 것이다. (물론 각 식이 완전히 같지는 않고 조금씩 다르다.) 변수 결정에 쓰이지 않은 수식을 나열한 것은 저자가 자신의 논문에 주의를 충분히 기울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사족을 달면 연속되는 많은 수식을 본문에 쓰는 것은 논문의 논점을 흐리게 하기 쉽다. 차라리 그런 복잡한 수식은 본문의 토의에서 꼭 필요하지 않으면 논문 뒤의 아펜딕스로 옮기는 게 더 보기 좋다.

 

(3) 결론이 명확하지 않았다. 이 논문의 계산 결과를 표와 그림으로 주었으나 이 결과물들이 주는 결론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 A는 같은 계산을 다른 모형을 써서 계산하여 이전에 출판하였다. 지금의 논문 결과는 이전과 좀 다르다. 다른 모형을 썼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어떤 무엇이 두 모형의 결과를 다르게 하는지 어느 결론이 더 신뢰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등을 전혀 토의하지 않았다. 논문은 레포트가 아니다.

 

이런 문제점은 논문을 쓴 후 다른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리뷰를 부탁하면 쉽게 지적해 줄 수 있는 것들이다. 논문은 다른 사람에게 읽혀지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출판전에 가까운 사람에게 보이고 평가를 부탁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A의 논문에서는 그 외에도 전문적으로 세세한 분야에서 오류가 보였다. 미안하지만 에디터에게 보내는 A의 논문에 대한 내 추천은 '리젝트'일 수밖에.





2009년 6월 19일 금요일

핵물리학의 연구 방향 (제안)

 

앞에서 미국 핵물리 자문위원회 (NSAC)의 장기 연구 계획을 간단히 소개했습니다. 그 보고서는 지금까지의 주요 연구과제의 발전과정과 업적 그리고 앞으로의 주 연구 방향을 제시하며 이를 위한 4가지 주요 제안으로 마무리 됩니다. 향후 10년의 연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문위원회에서 결정한 제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퍼슨 연구소의 12 GeV 업그레이드를 지원해야한다.

이는 (1) 핵자의 구조, (2) 원자핵을 설명하는데 있어 강입자를 이용하는 것과 쿼크-글루온을 이용하는 것 사이의 관계, (3) 속박(confinement)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새로운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현대 핵물리학의 중요과제는 핵자와 핵의 구조와 상호작용을 양자색역학 (QCD)로 이해하는 것이다. 제퍼슨 연구소(JLAB)의 CEBAF (Continuous Electron Beam Accelerator Facility)는 이 연구에서 미국이 리더가 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JLAB 가속기의 에너지를 두 배로 늘리는 것은 핵자의 3차원 이미지를 가능케 하여 그 내부에 숨겨진 동역학을 이해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이는 또 원자핵을 기술하는 데 있어서의 두 가지 방법, 즉 강입자를 이용하는 것과 쿼크-글루온을 이용하는 두 방법이 서로 어떻게 자연스럽게 연결되는가를 이해하게 해 줄 것이고 이상한 강입자 (exotic hadron)의 존재 유무를 확인시켜줄 것이다. 패리티 깨짐 (parity violation)을 이용해서, 이는 또 "표준모형을 넘어서는 물리학"을 낮은 에너지에서 연구하여 고에너지 스케일의 연구와 함께 이 분야에 기여할 것이다.

 

  <JLAB의 12 GeV 업그레이드 계획, 출처: www.jlab.org>

 희귀 동위원소 빔 시설 (FRIB, Facility for Rare Isotope Beams)을 건설해야한다.

이 시설은 핵 구조와 반응 그리고 천체물리연구에 대한 세계적 선도 연구 기관이 될 것이다. FRIB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동위원소는 원자핵을 완전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우주에서 원소의 생성과정을 밝히고 중성자 별 외곽에서의 물질을 이해하고 핵과학의 응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원자핵에 관한 완전한 이해와 통일된 기술 방법을 찾기 위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 오직 FRIB만이 제공할 수 있는 이상한 동위원소 (exotic isotope)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가 원자핵을 뭉치게 하는 힘의 근원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는 물리이론의 유효성을 체크하고 핵의 구조와 반응을 함께 이해하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천체물리와 천문학에서의 발전은 희귀 동위원소에 대한 새롭고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데 이는 핵의 안정성의 극한에 이르는 동위원소를 포함하고 있고 이에 관한 정보는 FRIB에서 최초로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서 우주의 화학적 역사와 별의 폭발에서 만들어지는 원소의 생성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희귀 동위원소는 자연의 근본적인 대칭성을 테스트하는 데에도 필요하고 기초 과학, 국가 안보,  응용분야를 비롯한 여러 학문 분야를 통합하여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필수적이다. 이 분야의 연구를 새로운 시대로 이끌기 위해서는 FRIB를 즉각 건설하는 게 필요하다. 이는 현재의 연구 장치인 NSCL, HRIBF, ATLAS와 함께 획기적인 연구를 수행할 것이다.

 <미시건 대학교에 새워질 FRIB, 출처: www.msu.edu>

 뉴트리노의 성질과 근본적인 대칭성을 연구할 실험 계획을 꾸준히 진행해야한다.

 

이 실험들은 뉴트리노의 성질과 아직은 발견하지 못한 시간 대칭성 (time-reversal symmetry)의 깨짐 그리고 기본 힘에 관한 새로운 표준 모형의 주요 종자가 되는 것들을 발견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DUSEL (Deep Underground Science and Engineering Laboratory)의 건설은 이 분야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쥐는데 필수적이다. 태양, 실험실, 그리고 대기 중의 뉴트리노 실험에서 발견된 뉴트리노 진동은 우주에서 물질이 반물질보다 많다는 것과 함께 기본 힘에 관한 새로운 표준 모형의 필요성을 불러일으킨다. 핵물리는 뉴트리노를 동반하지 않는 이중 베타 붕괴와 전기 쌍극자 (electric dipole moment), 뉴트리노의 성질과 상호작용 결정 그리고 전기약력 현상에 대한 정밀한 데이터를 제공하여 새로운 표준모형의 대칭성을 발견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다. DUSEL은 이런 발견을 주목적으로 하는 연구 프로그램에서 백그라운드 측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현존하는 그리고 계획 중인 핵물리학 시설에서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게 할 것이다. 새로운 표준모형의 개발은 새로운 실험 결과와 함께 더욱 발전된 이론을 필요로 한다.

 <DUSEL의 조감도, 출처: www.lbl.gov>

 상대론적 중이온 충돌기 (RHIC, Relativistic Heavy Ion Collider) 에서 RHIC II 업그레이드를 지원해야한다.

 

RHIC에서의 실험은 극고온과 밀도에서 새로운 물질의 상태를 발견하였다. 즉, 예상치 못했던 거의 완전 액체 (perfect liquid)의 성질을 보이는 쿼크-글루온 플라즈마를 발견하였다. 이 물질을 더욱 자세히 연구하기 위해 RHIC II 의 업그레이드 (luminosity upgrade)와 검출기의 성능향상이 필요하다. RHIC의 첫 5년간의 실험에서 개가를 올린 중요한 발견들을 위해 쿼크-글루온 플라즈마의 성질에 대한 광범위하고 정량적인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 이를 위해 충돌율을 10배 정도로 늘리고 검출기를 업그레이드하고 이론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RHIC II 업그레이드로 큰 에너지를 동반하는 제트, 무거운 쿼크의 희귀한 결합 상태등과 같은 플라즈마를 연구하는 독특한 측정이 가능해 진다. 검출기 업그레이드로 실험으로 커버하는 영역을 크게 늘리고 새로운 형태의 중요한 측정이 가능케 된다. 쿼크-글루온 플라즈마의 정량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중이온 충돌의 모형, 분석적인 방법, 대용량의 컴퓨터 계산 등에 대한 새로운 투자가 필요하다.


 

<RHIC 실험에서 찍은 금 이온 충돌 사진, 출처: www.wikipedia.org>




2009년 6월 16일 화요일

핵물리학의 연구방향 (서론)

 

앞의 포스트 (1, 2, 3) 에서 미국 NSAC의 핵과학 장기연구 계획을 소개했습니다. 다른 분야를 전공하시는 과학 기술자 뿐 아니라 과학에 관심을 갖고 계시는 분들께 현대 핵물리의 주 연구 분야와 과제를 맛보실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다음은 NSAC 보고서의 서문입니다. 미국 핵과학 사회의 관점을 나타내는 것 같아 여기 실어봅니다.

 

<서문>

 

2006 년 7월 17일 에너지성의 Office of Science for Nuclear Physics와 국립과학재단(NSF)의 수학 및 물리 과학 감독관은 핵과학 자문위원회(NSAC)에 미국 핵물리 연구의 동향과 우선분야를 검토하고 차후 10년간 미국 핵과학 연구 프로그램의 원활한 진보를 위한 구조를 제공할 장기 계획을 요청했다. 이 요청으로 핵과학 사회는 상향식의 리뷰와 전망에 대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 분야에서 일하는 학자들의 광범위한 제안에 귀를 기울이며 NSAC 멤버를 포함한 59명은 2007년 5월초 미래 연구 방향을 제시할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새 장기 계획 - 핵물리학의 첨단 - 은 이 모임의 결과다.

 

지난 10년간 핵과학의 최우선 과제는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국가에 의해 세워진 장치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이 장치들을 이용한 연구로 인하여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이해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하고 또 새로운 발견을 많이 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도 새로운 발견을 위해서는 새로운 장치가 필요하고 새로운 투자 없이는 결코 성공이 계속될 수 없다.

 

지난 10년간의 연구와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핵과학에서 지속적인 진보를 유지하고 미래의 새로운 발견을 가능하도록 이끄는 길은 명백하다. 미국 핵과학 사회는 확신하건대 이를 위해서는 이 장기 계획에서 제시하는 새롭고 업그레이드된 장치가 필요하다.  새로운 투자 없이 이 분야에서 미래의 연구는 유럽과 아시아의 과학자들에 의해 주도될 것이다. 일본은 지난 10년간 이미 15억 달러를 새로운 가속기를 건설하고 기존 가속기를 업그레이드 하는 데 사용했다. 마찬가지로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유럽은 새로운 프로젝트에 20억 달러 가까운 자금을 투자 했거나 약속했다. 중국은 새 핵과학 연구 가속기를 지금 건설 중에 있고 인도는 곧 새로운 건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약속했다. 핵과학 연구 장치 (가속기)를 새로 만들거나 업그레이드 하기위해 세계적으로 투자되는 금액은 40억 달러에 달한다. 같은 기간 동안 미국에서는 이 분야에서 중요하다고 할 새로운 건설 계획이 전혀 만들어지지 않았다. (주: 5.5억 달러의 미국 FRIB 건설계획이 이 보고서가 나온 후인 2008년 12월에 확정 발표되었습니다. 여기참조)


향 후 10년간 물리 과학 연구의 지원이 두 배가 된다는 약속이 지켜지면 미국은 핵과학에 있어서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할 자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연구비는 가장 필요한 가속기와 검출기 제작에 우선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현존하는 장치의 가동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계속 유지 돼야 한다. 정규 연구 인력의 수는 거의 비슷하게 유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나라에서 미래의 일자리를 위해 대학원 학생 수의 증가가 필요하다. 대학과 국립 연구소의 은퇴 연구원을 대신하고 산업, 의학, 국립 연구소의 새 일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박사학위 생산이 20% 정도 더 늘어나야 된다고 전망된다. 더구나 업그레이되거나 새로 만들어질 가속기와 검출기에 대한 투자는 에너지, 의학, 방위 산업, 재료 공학 연구를 포함하는 많은 분야에 응용될 것이 확실하다.

여기 제출하는 새로운 계획. 핵과학의 첨단 (The Frontiers of Nuclear Science)은 미국이 장래에도 핵과학 연구의 선도자가 되는 길을 보증할 방도를 제시한다.

 

 

 <Long Range Plan의 커버>

 

 

 

 


2009년 6월 15일 월요일

핵물리학의 연구 방향 3

 

 

앞에서 포스트했던 2008년 NSAC의 핵과학 장기 연구 계획서의 다음 부분인 최근 6년간 이루어진 연구 중 NSAC가 중요한 연구라고 평가한 8개의 연구 요약에서 나머지 4개를 소개합니다. (다른 4개는 여기)

 

안정성의 한계연구 (Probing the Limits of Stability)

 

안정되있는 핵에, 그것이 감당하지 못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중성자를 더 더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실험이 커버하지 못하는 영역에 대한 이론적 예측에 결정적인 정보를 가져다준다. 또한 미래 에너지 기술에 관계되는 핵분열의 이론이 반드시 만족시켜야하는 강제조건을 제공한다. 현재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주 가벼운 원소의 경우에 대해서만 알려져 있다. 이 질문을 거꾸로 할 수도 있다. 즉, "얼마나 적은 수의 중성자가 원자핵을 비활성으로 유지할 수 있는가"로 질문을 바꿀 수 있다. 중성자가 더 많이 포함된 동위 원소를 측정하면 강한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가능해진다. 궁극적으로 중성자 드립 라인 (neutron drip line)으로 불리는 이 극한이 어디에 위치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강한 상호작용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NSCL (National Superconducting Cyclotron Laboratory)에서 최근 수행된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의 동위원소 중 중성자를 많이 포함하는 동위원소에 대한 측정은 이 원소들의 드립라인이 기존의 예측보다 훨씬 더 안정성 라인 (line of stability)으로 부터 많이 떨어져 있음을 나타낸다. 드립라인에 대한 연구는 강한 상호작용이 어떻게 포화되는지를 아는 데 중요하다. 이는 또 원소의 생성과정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아주 무거운 원소들은 별의 폭발과정에서 만들어 진다고 생각되는데 이때는 빠른 중성자 포획 (rapid neutron capture)이  일어나고 이 반응은 생성된 원소가 중성자 드립라인에 이르기까지 계속 일어나게 된다. 연속된 중성자 포획과 핵의 베타 붕괴를 통해 자연 상태에서 가장 무거운 우라늄같은 원소가 만들어진다. 이 R-반응 핵합성 (r-process nucleosynthesis) 은 천체물리에서 가장 중요한 반응중 하나로 아직 충분한 데이터가 수집되어있지 않은 상태다.


<nuclear landscape, 이미지 출처: http://www.pas.rochester.edu>

 

별에서의 반응률 (Stellar Reaction Rates)

 

{}^{14}N(p,\gamma){}^{15}O 반응의 산란 단면적은 탄소-질소-산소 (CNO) 사이클을 통해 별에서 불타는 수소를 제어한다. 최근 측정된 이 반응의 산란 단면적은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약 12배 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주의 나이와 연관되는 천체의 나이를 약 10억년 더 연장시켜준다. 한편, 현존하는 안정된 빔과 희귀 동위원소 빔을 이용한 반응률 측정은 신성(nova) 폭발에서 중요한 반응을 이해하는 단서를 제공한다. 이는 뜨거운 CNO 사이클과 네온-소디움 사이클을 모델링하는데 있어서 불확실성을 감소시켜  {}^{18}F{}^{22}{\rm Na} 같이 우주에 설치된 감마선 망원경이 신성 폭발의 잔해에서 찾고있는 오랫동안 존재하는 방서성 동위원소의 생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핵이론의 발전으로 핵 반응률과 들뜬 상태의 반감기를 아주 정밀하게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미지 출처: http://www.supersci.org>

 

뉴트리노 진동과 질량 (Neutrino Oscillations and Neutrino Mass)


2002년 장기 연구 계획이 빛을 보기 바로전에 SNO 그룹은 태양의 뉴트리노에 대한 전하가 변하는 그리고 전하가 유지되는 두 가지의 뉴트리노 산란에 관한 첫번째 측정을 완성했다. 이 결과로 태양에서 만들어진 전자-뉴트리노가 다른 종류의 뉴트리노로 바뀐다는 것이 확실해졌고 이는 기존의 불충분한 실험 결과를 설명하고 또 태양 에너지 발생에 대한 모델을 확인하였다. 비슷한 진동이 대기중의 뮤온-뉴트리노에서도 발견되었다. 최근의 KamLAND 실험은 핵 반응로에서 생기는 반뉴트리노도 진동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뉴트리노가 진동을 한다는 사실은 뉴트리노가 질량을 갖고있다는 말이고 이는 핵물리와 입자물리에 큰 영향을 준다. 이는 우주의 물질과 에너지의 분포구조와 함께 현 표준모형을 넘어서는 물리학의 첫 직접 증거가 된다. 지금은 뉴트리노 질량 행렬이 확립되었고 mixing angle은 어느정도 알려졌다. 핵물리학자들은 지금 뉴트리노 질량의 절대적인 값과 뉴트리노가 자기 자신의 반입자인지를 확인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는 우주에 반물질보다 물질이 더 많은 이유를 설명할 열쇠를 쥐고있다고 생각된다.

 

<뉴트리노 진동 실험, 이미지 출처: http://neutrino.kek.jp



전기약력에 대한 연구 (Precision Electroweak Studies)

 

렙톤과 원자핵의 전기약력을 정밀하게 측정하여 현 표준모형의 근본 대칭성의 자취를 밝힐 수 있다. E821 그룹은 최근 브뤀하븐에서 뮤온의 변칙자기모멘트 (anomalous magnetic moment)를 세계에서 가장 정밀하게 측정하였다. 결과는 현 표준모형이 제시하는 값과 차이를 보였다. SLAC의 E158 그룹은 전자-전자 충돌에서 패리티 비보존을 처음으로 측정하였다. 이는 표준모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중 하나인 약력 mixing angle의 에너지 의존도에 대한 가장 엄격한 테스트를 제공한다. 중성자와 핵의 베타붕괴에 대한 더 세밀하고 정확한 측정과 함께 이 정밀한 실험들은 이론분야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핵이론물리학자들은 표준모형의 예측을 보다 더 자세히  할 수 있었고 초대칭이나 새로운 포준모형에대한 다른 후보 모형에 대해 광범위하고 새로운 계산을 완성중이다.

 

 

<Qweak 실험장치, 이미지 출처: http://jlab.org>